사업을 운영하는 모든 자영업자, 중소기업, 프리랜서에게는 매출이 오르는 성수기와 매출이 줄어드는 비수기가 존재합니다. 이 비수기는 업종에 따라 시기와 강도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자금 흐름에 부담을 주고 경영 안정성을 흔드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많은 사업자들이 성수기 때의 매출 상승에 안심하고 대비 없이 비수기를 맞이했다가 자금 경색으로 인해 사업을 축소하거나 심지어 폐업에 이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비수기는 단순한 매출 하락의 시기가 아니라, 자금을 전략적으로 운용하고 내부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의 시기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계획과 비수기 특성에 맞춘 자금 운용 전략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성수기 수익의 계획적 분배와 비수기 대비 예산 설계
비수기를 대비하기 위한 자금 전략은 성수기부터 시작됩니다. 사업체의 매출이 집중되는 성수기에는 풍부한 현금 유입이 발생하지만, 이 자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비수기의 운명이 달라집니다. 수익이 늘어난 시기에 철저히 계획된 자금 분배 전략을 세워야만, 이후 매출 하락에도 흔들리지 않는 재정 구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1. 성수기 매출의 분류 및 분산 관리
먼저 성수기 매출을 단순한 총수입으로만 보지 않고, 목적별로 분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출의 60%는 고정비(인건비, 임대료, 관리비 등)로, 20%는 비수기 대비 유보금으로, 10%는 비상금 혹은 긴급 상황 대비 자금으로 구분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자금 운용의 구조화를 가능하게 하며, 갑작스런 매출 하락에도 대응력을 높여줍니다.
2. 비수기 대비 적립금 운용
비수기 자금을 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선저축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월간 수입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일정 비율을 자동 이체 방식으로 별도 계좌에 이체하여 비수기 대비용 적립금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이때 적립금은 고수익보다는 유동성 중심의 통장이나 MMF, CMA 계좌 등으로 관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3. 월별 예산 분산 배분표 작성
성수기와 비수기를 포함한 12개월 예산 계획표를 사전에 작성하면 전체 자금 흐름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계절에 따라 변동되는 비용(냉난방비, 광고비 등)과 예상 외 비용까지 포함하여 ‘보수적으로’ 예산을 짜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를 통해 매달 최소 유지 비용을 미리 파악하고, 그에 맞춘 자금 배분이 가능합니다.
4. 불필요한 지출 최소화 및 고정비 조정
성수기 동안 지출이 과도해지지 않도록, 특히 고정비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투자나 신규 계약은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비수기에도 동일하게 발생하는 임대료, 직원 인건비 등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만 확장을 고려해야 하며, 외주 계약이나 광고 예산도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5. 비수기 이벤트 및 매출 다변화 기획비 확보
비수기 대비 이벤트 운영, 프로모션, 상품 다변화 등도 사전에 기획되고 예산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단순히 ‘매출 하락을 기다리는’ 비수기가 아닌, 매출 유지 혹은 창출을 위한 전략적 시기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성수기 수익을 어떻게 관리하고 분배하느냐는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존 전략 그 자체이며, 모든 자금 운용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수기 자금 흐름 유지와 유동성 중심 운용 전략
비수기에 들어서면 실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현금 유동성 유지입니다. 고객의 방문이 줄고,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지출은 지속되기 때문에, 자금 순환이 끊기면 곧바로 경영 위기로 이어집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실질적인 운영 전략을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1. 자금 흐름 예측과 주간 단위 현금흐름표 작성
비수기에는 월 단위 예산보다 주간 단위 현금 흐름표를 통해 더욱 세밀한 자금 운용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매주 들어오는 수입과 지출을 비교하며 최소 4주 후까지의 유동 자금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자금 경색이 예측되는 시점을 미리 확인하고 사전 대응이 가능합니다.
2. 유동자산 중심의 자산 재조정
보유 자산 중 유동성이 낮은 고정 자산(재고, 장기 투자 등)을 일시적으로 줄이고, 현금화 가능한 자산(예비 자금, 단기 채권 등) 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특히 비수기에는 고정 자산 확대보다 ‘현금 확보’가 중요하므로, 매입보다 재고 소진을 우선시하는 운영이 바람직합니다.
3. 금융권 단기 유동성 확보 방안
단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정책 자금, 소상공인 대출, 운영자금 전용 대출 상품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신용보증재단이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지원하는 비수기 전용 긴급 자금 상품은 담보 부담이 적고 저리로 이용 가능하여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대출은 가능한 한 ‘운전자금’ 용도로만 한정하고, 이자 부담이 낮은 구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거래처 및 공급업체와의 결제 조율
현금 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시기에는 거래처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결제일 조정, 분할 결제 등의 협의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기 파트너와는 비수기라는 특수 상황을 공유하며 협조를 요청하면 상당수 협의가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5. 인건비 유연성 확보
직원 인건비는 고정비 중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비수기에는 단기 탄력 근무제, 교대제 조정, 휴무일 조정 등으로 인건비를 유연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알바나 파트타이머 인력 구조의 유동성을 통해 고정 인건비 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함께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비수기에는 ‘적자를 견디는 시기’가 아닌, 자금 흐름을 유연하게 관리하여 ‘버티면서 체질을 정비하는 시기’로 전환해야 하며, 이를 위한 촘촘한 계획이 곧 위기 대응력입니다.
비수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적 투자와 내부 역량 강화
많은 사업자들이 비수기를 ‘불안한 시기’로만 인식하지만, 역으로 보면 성장을 준비할 수 있는 유일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매출 압박이 덜한 시기에는 내부 시스템 점검, 인력 교육, 공간 개선, 신규 아이템 테스트 등 다양한 전략적 투자 활동을 실행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 됩니다.
1. 내부 운영 시스템 점검 및 개선
비수기에는 그동안 미뤄온 재고 정리, POS 시스템 업그레이드, 고객 데이터 정리, 재무 회계 구조 점검 등을 수행하기에 적합한 시기입니다. 예를 들어 POS 분석을 통해 효율이 낮은 제품을 도출하고, 이를 정리하거나 메뉴 구성을 최적화함으로써 성수기 대비 판매 전략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2. 고객 관리와 마케팅 콘텐츠 강화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시기도 바로 비수기입니다. 고객 DB를 기반으로 이메일 마케팅, 생일 쿠폰 발송, 휴면 고객 대상 프로모션 등을 기획함으로써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 수 있습니다.
3. 직원 교육 및 역량 강화 투자
바쁜 성수기에는 시간이 없어 못했던 직원 대상 서비스 교육, 위생 교육, 마케팅 교육 등을 이 시기에 실시하면 사업의 전반적인 품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매뉴얼화, 매장 표준화 작업은 장기적으로 비용 절감과 효율 향상에 기여합니다.
4. 신규 사업 또는 상품 테스트 시도
비수기는 신제품 테스트를 하기에도 이상적인 시기입니다. 고객이 줄어든 상황에서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기 때문에, 새로운 레시피 개발, 마케팅 채널 실험 등을 통해 다음 성수기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5. 시설 및 환경 정비, 리모델링 시기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비수기를 활용한 리모델링, 장비 교체, 인테리어 개선은 필수적입니다. 고객 경험을 새롭게 하고, 재오픈 시 주목도를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도 연결됩니다. 이때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시설 개선 보조금 등을 활용하면 자금 부담도 줄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비수기는 사업을 점검하고 성장 기반을 다지는 내부 역량 강화의 골든타임이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업자는 다음 성수기에서 더욱 큰 수익과 안정성을 누릴 수 있습니다.
비수기는 모든 사업자에게 불가피한 과정이지만, 그 시기를 어떻게 준비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크게 달라집니다.
성수기에는 수익의 일부를 비수기를 위한 재원으로 전략적으로 분배하고, 비수기에는 유동성을 유지하면서 지출을 탄력적으로 조절해야 합니다.
변동성이 커진 시장 환경 속에서,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준비된 사업자만이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